용서와 관용은위대해서가 아니라싸우기가 귀찮아서 나온다 분노는열정을 요구하고미움은부지런함을 요구하지 논쟁의 칼을 휘두르기엔소파가 너무 푹신하고비난의 화살을 쏘기엔침대가 너무 편안하다 이해와 수용은사랑보다 먼저게으름에서 태어난다 오늘도 나는크게 한 번 하품하고세상의 모든 잘못을가볍게 묻어 둔다 관용이라는 이름의 이불을 덮고서침묵으로 눈을 감는다
짠 바닷물을 삼키고 자란작은 홍가리비 하나깊은 바다 밑 거친 파도를묵묵히 견디고 견디더니마침내 그 안에서달콤한 맛을 품었다 어쩌면 인생도그런 것이 아닐까험한 세상씁쓸한 날들을 살아가도우리는 어느새마음 깊이 단맛을 길어 올려삶의 향기를 내는 것이 아닐까 짠 눈물을 흘려도그 끝이 늘 쓰지만은 않다는 걸바다의 홍가리비가 알려주듯이우리 또한거친 세상을 살아내어마침내 스스로 달달해질 수 있다고그렇게 믿으며오늘을 단단하게 살아가야겠다 짠 바닷물 같은 날들도충분히 밝고 달콤해질 수 있기에.